작성자 동경유학
작성일 2012-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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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첨단기술의 메카 도쿄大서 한국인 교수-제자 3인 일냈다

日 첨단기술의 메카 도쿄大서 한국인 교수-제자 3인 일냈다

 
[동아일보]

일본 첨단 산업기술 연구의 심장인 도쿄대 공대에서 한국의 젊은 과학자 3인이 눈부신 실적을 내고 있다. 주인공은 도쿄대 생산기술연구소(옛 도쿄대 제2공학부의 전신)의 김범준 교수(44·정밀기계공학)와 제자 박경덕(39), 박종호 박사(33).

도쿄대 고마바(駒場) 캠퍼스에 있는 생산기술연구소는 산업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산업기술 연구의 메카다. 전기전자, 기계, 화학공학 등 부분별로 총 125개의 첨단 연구실(랩)에서 내로라하는 핵심 두뇌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곳이다. 이 가운데서도 ‘김범준 랩’은 일본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나노메카트로닉스’ 연구를 담당한다.

1nm(나노미터)는 10억 분의 1m. 지름 10cm인 공을 지구라고 가정하면 1nm는 그 안에 있는 한 사람 크기의 초극소의 세계다. 이들은 나노 단위의 기기(메카트로닉스·기계공학+전자공학)를 개발해 연구소 수준에 머물러 있는 나노기술을 상업화하는 데 진력하고 있다.

김범준 랩은 지난해 2개의 혁신 기술개발을 발표해 일을 냈다. 유전자(DNA) 분석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박경덕 박사의 연구와 나노 단위의 곡면기판에 전기회로를 대량으로 인쇄할 수 있는 박종호 박사의 연구다. 이들은 이 연구로 22일 박사학위를 받았다.

○ ‘마의 24시간’ 벽을 깨다

“우연한 발견이 박사논문으로까지 이어져 다행이라는 생각뿐입니다.”

기존에 24시간 이상 걸리던 DNA 분리 시간을 1시간 내로 단축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한 박경덕 박사는 인터뷰 내내 “다행이다”라고 했다. 지난해 봄까지만 해도 박사 4년차였던 그는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않는 연구에 지쳐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현미경을 들여다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평소 같으면 3분의 1도 분리돼 있지 않았을 DNA가 ‘예쁘게’ 나뉘어 있었던 것. 세계 연구진이 DNA 분리 시간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아왔지만 24시간의 벽을 깨지 못한 상황에서 박 박사가 나노 규모의 구조물(나노 채널)에 DNA를 집어넣어 압력과 전류로 스트레스를 주는 방식으로 신속한 분리의 단초를 찾은 것이다.

박 박사가 지난해 예비논문심사에서 관련 내용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교수들은 반신반의했다. 우연의 일치이거나 실험의 오류일 확률이 높다는 평가였다. 박 박사는 자신의 연구결과를 실증하기 위한 작업에 매달려 박사논문으로 결실을 맺었다. 김 교수는 “분리속도뿐만 아니라 종전보다 2배 넘는 길이의 DNA까지 분리할 수 있어 정확도도 높아졌다”며 “이번 연구에는 한국 교육과학기술부의 연구비 지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박 박사의 연구에 일본 기업들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벌써부터 일본 바이오업체와 의료기기 회사 2곳이 특허 출원 중인 그의 연구에 투자의사를 밝힌 상태다.

○ 일회용 생체진단칩 상용화 성큼

“기존의 평면 기판뿐만 아니라 굴곡이 있는 기판에도 비교적 쉽게 인쇄할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박종호 박사는 도쿄대 학생발명콘테스트에서 수차례 상을 받은 발명왕이다. 이번 박사 논문도 지난해 발명왕 콘테스트에서 우수상을 받은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것이다. 나노 단위의 메카트로닉스가 작동하려면 각종 기능을 집어넣은 전기회로를 기판에 인쇄하는 이른바 ‘나노패터닝’이 핵심기술이다. 관건은 이를 얼마나 싸고 대량으로 제작하느냐이다. 박 박사의 연구는 지금까지 일일이 곡면 기판에 하나씩 도장을 찍듯 입히던 회로를 롤러로 인쇄하듯 대량으로 찍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김 교수는 “나노마이크로 메카트로닉스 연구분야는 마이크로 단위에서 나노 단위로 한층 정교해지고, 2차원 평면 기판뿐만 아니라 휘어지는 3차원 기판으로 확장돼가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휴대용 의료진단 칩이나 바이오센서의 상용화에 큰 진전을 이룬 것”이라고 설명했다.